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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의 BA 드라이버 이어폰 XBA-10

반쪽날개 2013. 3. 25. 20:56

 소니(SONY)에서 하이엔드 다이나믹 드라이버 이어폰 MDR-EX600과 MDR-EX1000을 출시한 이후,

중/고가형 이어폰은 다이나믹 드라이버 대신 밸런스드 아마추어(BA)드라이버를 장착한 XBA 시리즈 이어폰을 출시하게 됩니다.

 

소니에서 직접 제작/생산한 BA 드라이버를 이어폰에 장착하였고, 싱글 드라이버 부터 쿼드 드라이버 까지 총 네종류의 모델을 출시,

BA 유닛을 장착한 이어폰은 기존의 하이엔드급 이어폰에 붙는 EX가 아닌, XBA를 붙여놓았다는게 특징입니다.

 

XBA는 모델별로 최적화된 노래 장르가 각기 다른데,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XBA-1 (Full Range) : 싱글 드라이버 ⇒ 팝, 보컬

XBA-2 (Full Range + Woofer) : 듀얼 드라이버 ⇒ 댄스, 힙합

XBA-3 (Full Range + Woofer + Tweeter) : 트리플 드라이버 ⇒ 클래식, 뉴에이지

XBA-4 (Full Range + Woofer + Tweeter + Super Woofer) : 쿼드 드라이버 ⇒ 락, 재즈

 

 

XBA시리즈가 처음 나왔을 때, 그동안 고가형 이어폰에서나 접해볼 수 있었던 BA 드라이버를, 나름 저렴한 가격에 접해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고,

이는 BA 이어폰의 느낌이 궁금했으나, 주머니 사정으로 인해 접해볼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소니의 경우, 슈어나 얼티밋 이어즈 (로지텍) 등의 제조사와 달리, BA 이어폰 후발주자이기도 하고,

초기모델인지라 이퀄라이징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느낌과 기존 소니의 진동판 이어폰과는 다른 음색에, 소니만의 소리에 익숙한 사람들의 외면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사용자 간 평가가 상당히 엇갈리는 모델이라, 구매 전 반드시 청음 후 구매할 것을 당부할 정도이기도 하구요.

 

 

XBA시리즈 중, 저는 초창기 XBA-1의 후속모델이자, XBA시리즈 중, 가격대 성능비가 최고라 평가받는 XBA-10을 접할 기회를 갖게되었습니다.

 

XBA-1의 후속모델이라고는 하지만, 음의 변화는 거의 없다고 해도 될 정도이고, (XBA-10의 저음이 아~주 약간 많아졌다고는 하나, 그 차이는 거의 못느낀다고 합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유닛 색상과 재질, y자형(비대칭) 케이블에서, Y자형(대칭) 케이블로, 케이블 표면 처리, 구성품 정도가 되겠습니다.

 

그럼 XBA-10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단촐한 모습의 XBA-10 제품 박스입니다.

좌측 상단에는, 한개의 BA 드라이버가 장착된 이어폰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사각형 하나가 그려져있습니다.

 

9만원대 이어폰 (최저가 5만원 선)임에도 불구하고, 2년 보증 스티커가 붙어있다는게 특징입니다.

 

 

 

 

 

보통, 실물 이어폰은 박스 앞면에 노출되어있는데, XBA-10은 특이하게 측면에 노출되어있습니다.

겉박스와 속박스가 서로 분리되는 구조라 그렇구요.

 

 

 

 

 

속박스를 빼낸 후, 이어폰이 보이는 쪽에 마련된 손잡이를 잡고 당기면, 이런식으로 개봉됩니다.

포장을 해체하지 않고 간단한 방법으로 개봉할 수 있어 상당히 편하고 케이스 훼손우려도 없어, 케이스를 소장하는 분들이 좋아하실만한 구조입니다.

 

 

 

 

 

XBA-10 구성품을 꺼내보았습니다.

이어폰, 설명서, 이어버드 (실리콘팁), 파우치, 줄감개, 클립이 들어있습니다.

 

 

 

 

 

XBA-10을 영입하게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XBA-1~4 (초창기 모델)는 물론, EX310, 510 시리즈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팁을 제공해주지 않았는데, (일반용 SS, S, M, L, 노이즈 캔슬링용 S, M, L만 제공)

XBA-10~40 모델은 소니의 하이엔드 이어폰에나 끼워주는 모든 종류의 실리콘팁을 제공합니다.

 

EX600, 700, 1000처럼 전용 케이스에 담아주는건 아니고, 단지 비닐포장에 섞여담긴 정도이긴 하나,

XBA시리즈 중 가장 하위모델인 XBA-10에 이렇게 다양한 실리콘팁을 준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감지덕지입니다.

(전용 케이스에 담긴 팁은 EX600 구매시 제공되는 실리콘팁입니다.)

 

그 외에 줄감개와 클립도 제공되는데, 클립의 경우 스프링 방식이 아닌 레버를 통해 고정하는 방식이라, 한번 물려놓으면 어지간해서는 빠지지 않게 되어있습니다.

 

 

 

 

 

XBA-10 모습입니다.

EX600이나 EX1000 등, 큰 이어폰만 봐서인지, XBA-10의 모습이 유난히도 작아보입니다.

크기도 작고 무게도 가벼워 편하게 착용할 수 있구요. (이어폰에 장착된 실리콘팁은 M 사이즈, 유닛 재질은 플라스틱입니다.)

 

색상은 골드와 실버 두종류가 있는데, 골드는 케이블 및 실리콘팁이 흰색이고, 실버는 사진에서 보시는 대로 케이블과 실리콘팁이 검정입니다.

 

이어폰을 착용하게 되면 SONY 로고가 앞쪽을 향하게 되며, 좌/우 구분 문구 및 XBA-10 문구는 귓바퀴쪽을 향하게 됩니다.

 

 

 

 

 

이어폰 유닛 부분을 좀 더 확대해보았습니다.

기존 XBA-1~4 까지는 케이블에 홈이 없는 밋밋한 케이블이었지만, XBA-10~40은 케이블에 홈이 파여있어 터치노이즈 및 단선 가능성을 최소화 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어폰 뒷부분에 노란 사각형은, 박스에 표시된 사각형과 같은 의미로, BA 드라이버가 한개 장착되어있음을 의미합니다.

(2는 2개, 3은 3개 등으로 표시됩니다.)

 

* * *

 

이어서 XBA-10을 들어본 후의 느낌입니다.

(청취 소감은 전문적인 측정 데이터에 기반을 두지 않은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며, 느낌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가장 먼저, 기존 EX시리즈에서 문제(?)가 되었던 차음성은, 에어덕트가 없는 유닛 구조 덕분에 매우 좋아졌습니다.

바깥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의 차음성을 자랑하며, 높은 차음성은 그만큼 볼륨을 낮춰들을만한 구실을 제공해주기에, 청력 보호에도 도움이 될 듯 합니다.

하지만, 차음이 너무 잘되다보니, 터치노이즈가 상대적으로 심하게 느껴지며, 도보시 발걸음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등의 문제도 있었습니다.

 

 

소리의 경우, 이미 트리플파이와 MDR-EX600을 보유하고 있는지라, 이 이어폰을 처음 들었을 때는 뭐 하나 특출난 구석 없는 밋밋한 느낌이었습니다.

풀레인지 드라이버 하나만 적용되어있는지라 저음이나 고음이 강조된 느낌은 없었고, 단지 중음(보컬 및 현악기쪽)이 강조된 이어폰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럴만도 한게, 트리플파이와 EX600은 중음이 어느정도 밀려있는 상태이고, 고음과 저음이 강조된 V자형 사운드에 가까워, 상대적으로 밋밋하게 들렸을 수도 있습니다.

EX600도 상당히 밋밋한 편인데, XBA-10은 이보다 더 밋밋한 소리를 들려주었고,

아무래도 중음이 강조되고 고음과 저음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보니, 마치 초장이나 와사비 없이 그냥 회만 먹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XBA-10을 듣다가 EX600을 들으면 고음이며 저음이 더 풍성하게, 트리플파이를 들으면 저음이 과다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약간 과장을 섞어 이야기하면, 저음 성향 이어폰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XBA-10을 귀에 꽂으면, 저음이 안들려 1~2만원짜리 묻지마 저가형 이어폰의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밋밋하다고만 하기에는 애매한게, XBA-10을 계속 듣고 있으면, 의외로 소리의 퀄리티가 좋기 때문에,

은은하게 퍼지는 저음이며 편안한 고음, 상대적으로 부각된 보컬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희한한(!) 느낌을 받게됩니다.

 

소리의 전체적인 양(量)감으로 보면 고음보다 저음이 조금 더 많다는 느낌이 들고, 그에 반해 고음은 살짝 덜올라간다는 느낌이 듭니다.

(저음이 많은 양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그 양감이 느껴지기 때문에, 중/고음만 부각된 깡통소리가 난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전체적인 느낌으로는, 일단 보컬이 부각되었지만 그렇다고 저음이나 고음이 보컬에 묻히는 현상은 없었고,

고음과 저음은  비록 그 양은 적지만 퀄리티는 나쁘지 않았으며, 저음은 은은하게 울려주고, 고음은 귀가 따갑지 않은 편안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BA 드라이버의 특성상, 진동판의 잔향감은 느낄 수 없었고, 고음과 저음이 건조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장르별 매칭은, 주로 발라드나 팝에 잘 어울렸으며, 락이나 메탈, 클래식과 같이 저음의 비중이 높은 장르와는 맞지 않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음의 양에 민감하지 않고, 깔끔 담백한 소리, 그리고 보컬 목소리를 중요시 하시는 분들이라면 XBA-10은 분명 좋은 선택이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약한 저음과 타격감, 약한 고음이 아쉬운건 사실인지라, 결국 우퍼유닛이 추가된 상위모델을 물색하게 되는 불상사가 생길 가능성도 있구요.

 

사실, 예정대로라면 우퍼 유닛이 하나 더 추가된 XBA-2를 추가 영입할 예정이었으나,

판매자측의 피치못할 사정에 의해 거래가 취소되버리는 바람에, 아쉽게도 XBA-2와의 비교는 하지 못했습니다.

 

 

어쨌거나 XBA-10 소개 및 청취후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가격대 성능비로만 따지면 XBA이어폰 시리즈 중 최고의 모델이라 불리는 XBA-10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격대 성능비일 뿐, 모든 사람에게, 모든 장르에서 만족감을 주기에는 뭔가 부족함이 든 이어폰이기도 했습니다.

 

단지 10만원이 안되는 저렴한 가격으로 BA이어폰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에 매료되어 XBA-10을 덥석 잡아오신다면,

구매 당일날 바로 장터에 올리게 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으니, 가급적 청음 후 구매하실 것을 권장합니다.

 

 

(SONY XBA-3 리뷰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