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일상 이야기

아이리버 스핀 (SPINN) 다시 빛을 보다

반쪽날개 2015. 6. 28. 00:00

 

 

포터블 MP3 Player로 Cowon J3를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는 지금,

한때 메인으로 사용했던 이 녀석들은 신형 모델에 자리를 내준 이후 책상 서랍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코원 제품을 사용하기 전까지 삼성, 아이리버 제품을 사용해왔는데,

삼성의 이름도 기억 안 나는 mp3 player (16mb)를 시작으로, 아이리버의 히트 상품이자 초기형 mp3 player인 iFP-190TC (256mb),

그리고 iFP-190 시리즈에 카메라를 장착한 아이리버 iFP1095 (512mb), 아이리버 Clix (2Gb)를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간 사용했던 mp3 player 대부분은 수명이 다 돼 쓰레기통(!)으로 직행했고,

사진 속 두 제품 (아이리버 스핀 (SPINN), 아이리버 iFP-1095)만이 지금까지 살아남았습니다.

 

사진 속 아이리버 스핀의 경우 이미 코원 J3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 얻어온거라 그간 거쳐온 mp3 player 목록에 넣지 않았습니다.

(...전 주인이 전투용으로 썼는지 상태가 대략 메롱 합니다...=_=)

 

 

 

 

 

그동안 써왔던 mp3 player들 대부분이 아이리버 제품이었던 탓에 아이리버 음색에 익숙해져있고,

그 음색이 생각나면 한번씩 스핀을 꺼내 음악을 듣곤 했는데,

어느 날 이어폰 단자 접촉이 불량한지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스핀 휠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옆동네에 아이리버 A/S센터가 있으니 가서 수리해야겠다~ 하고 센터에 가보았더니... 폐업했더라구요...ㅜㅜ;;;

어쩔 수 없이 본사 서비스센터에 연락해 수리가 가능하냐고 물어봤더니, 이미 단종된 제품인데다 부품 보유기간이 지나 수리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냥 버리기는 아깝고, 나중에 덜 귀찮을 때(!) 센터로 올려보내 볼 겸 책상 서랍 속에 봉인(!)하게 됩니다.

 

그렇게 1년 정도가 흐른 뒤...

우연히 버스 몇 정거장 거리의 옆 동네 (...맨날 옆 동네...ㅜㅜ;;; )에 mp3 player 등등의 휴대기기들을 전문적으로 수리하는 사설 수리업체가 있다는걸 알게 되었고,

혹시나 싶어 문의해본 결과 스핀 휠과 이어폰 단자 모두 수리 가능하고 수리 시간은 약 20분 정도라길래, 후다닥 가서 수리했습니다.

 

 

수리하고 나니 스핀 휠이며 이어폰 단자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는게, 안 버리고 놔두길 잘했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이 녀석 중고 가격이 워낙 바닥을 치는지라 새로 하나 사도 되긴 한데, 그간 써오던걸 버리고 새로 사는 것도 좀 그렇고, 결정적으로 수리비가 그리 비싸지 않았으니까요.

수리업체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수리 맡긴 녀석의 이곳저곳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사용 시 주의점까지 설명해주셔서 기분 좋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스핀을 수리해오는 김에 스핀과 함께 서랍 속에 박혀있던 iFP-1095도 꺼내 모처럼 밥 먹여 주었습니다.

충전한지 오래되서인지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되버렸더라구요.

 

이 녀석은 아이리버가 국내 mp3 player 계를 평정(!)했던 시절, 고급형 mp3 player라는 타이틀을 걸고 비싼 가격 (40만원 선)에 출시되었고,

인기 제품이던 iFP-190시리즈의 프리즘 모양을 계승하고, 여기에 컬러 액정과 30만 화소 카메라로 무장한 엄청난 녀석이었습니다.

(지금이야 고작 30만 화소...라고 할지 모르지만, 이 녀석이 등장한 시기와 동급 화소의 카메라가 내장된 휴대폰이 나오기 시작한 시기가 얼추 비슷합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512mb 용량의 mp3 player를 엄청 고급형 제품으로 알아줬지만, 플래시 메모리 기술이 발달한 지금은 고대 유물(!) 취급을 받지요...ㅜㅜ;

이녀석을 영입할 당시 저는 iFP-190을 쓰고 있었던지라 이거는 부모님 드렸고,

이후 부모님께서 mp3파일 재생이 가능한 휴대폰으로 기변하신 이후 이 녀석은 제 손으로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이 녀석은 AA 배터리를 사용하는 iFP-190과 달리 전용 배터리를 사용하는지라, 캐링 케이스를 벗길 일이 없었고, 덕분에 지금껏 말끔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 녀석 나이는 올해로 11살로 말끔한 외형과 달리 꽤 오래되었지만, 별다른 문제없이 지금도 잘 작동됩니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 영입하고 2년 되던 해에 이어폰 단자 접촉불량으로 A/S 받긴 했네요...)

 

 

 

 

 

아이리버 스핀 수리를 계기로 모처럼 서랍 속에 잠들어있던 mp3 player들을 다시 꺼내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상위 모델에 밀려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그동안 잘 써왔던 녀석이 고장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뭔가 안타까운 기분이 들어, 비용을 지불하고 수리해보았습니다.

역시, 수리해 놓고 나니 한결 개운(!)하네요.

 

다들 어느 정도 연식이 있는 녀석들이라 언제 수명이 다할지는 모르겠지만, 잘 작동되는 동안만이라도 한번씩 켜보고 밥(!)도 주고 해야지요~.

 

 

 

 

* * *

뱀 발

* * *

 

 

#.1

 

 

 

 

 

#.2

 

iFP-1095 (2004년), SPINN (2008년), J3 (2010년)

 

 

 

 

 

#.3

 

 

 

 

 

#.4

 

제가 가지고 있는 이어폰과의 매칭을 보면, Cowon J3는 MDR-EX1000이, 아이리버 스핀은 MDR-EX90이 잘 어울립니다.

(아이고... EX1000 칠벗겨짐 문제 어찌할꼬...ㅜ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