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여행 이야기

제주도 하이킹 여행기 :: 4편 :: - 정석항공관/산굼부리

반쪽날개 2008. 1. 11. 21:58
제주 하이킹 여행 셋째날. (03년 6월 23일)
하이킹 마지막날입니다.

사실, 성산으로 가서, 성산 일출봉과 우도를 볼까도 했지만,
정석 항공박물관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버스로 가기 힘든 정석항공관을 보고
성산은 내일 버스를 이용해서 가는걸로 하였습니다.
(...하지만=_=;; )

어제 밤에 잠깐 개었던 날씨는, 아침이 되자 다시 빗줄기가 쏟아졌고,
우의를 챙겼던지라 처음에는 우의를 입고 출발했지만, 습한 날씨에 땀까지 나서
오히려 더 답답했던지라, 중간부터는 그냥 우의를 벗고 비를 맞으며 정석 항공관으로 향했습니다.

정석항공관까지는 동부관광도로를 타고가다가, 16번도로로 빠진 후, 북으로 올라가는데
길은 왕복 2차선도로의 좁은 길을 달려야되기 때문에 옆으로 쌩쌩 달리는 차들때문에 조금은 불안불안하게 달려야 했습니다.
(교통량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요.)

달리는 동안 목장에 풀어놓은 말들과 달리기 시합(..은 아니고 말에게 걷어차일까봐
저희가 도망가고 말들이 쫒아오는 그런 형상이었습니다.)도 하고, 그렇게 즐겁게(?) 정석항공관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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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항공관에 도착하자 비는 어느정도 소강상태에 그치고, 완전히 젖어버린 상태로 항공관에 들어갑니다.

정석항공관의 경우, 예전 93 대전 엑스포때 대전에 개장해놓은 전시관을
정석훈련원 옆으로 이전한 건물인데, 그때 대전에 있던 전시관의 모습과 똑같습니다.
전시관을 해체해서 이곳에 다시 옮겨지은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대한항공에 대해 자세히 나와있는 곳인만큼 잔뜩 기대하고 들어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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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 전시된 『창공91』항공기.
어떻게보면 Mooney와도 비슷하게 생겼지만, 꼬리쪽을 보면 무니의 꼬리와는 확실히 차이가 있죠.
80년대에 국내에서 자체 생산, 2000년 9월 20일에 등록 말소가 됨과 동시에 이곳에 전시가 되었다고 합니다.
등록번호는 HL1078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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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옆에 놓여져있는 A300항공기의 메인기어.
정확히 따지면 Airbus A300B4-2C타입의 메인기어죠.

대한항공에서 보유하고 있었던 B4를 전부 622R로 바꾸면서 일부 부품을 이곳에 전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조종실 역시 실내 전시관에 전시하고 있었구요. 또한 실물 항공기를 정석비행장에 세워두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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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자마자 우리를 반기는 B747-400.
등록번호는 무려 B747-400최초 등록번호인 HL7477입니다.

스케일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꽤 컸구요.
저녀석을 들고 집에갔다가는 방안에 가득 찰 정도로 컸습니다. (는 조금 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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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에서 빔 프로젝터로 쏘는 대한항공 로고도 보였구요.
아마 저게 빙글빙글 돌았던 것 같은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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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00B4의 조종실입니다.
그중에서도 기장석의 모습이구요.

전형적인 아날로그 계기들이 눈에 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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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부기장석의 모습~.
뒤로 엔지니어 패널의 모습이 빼꼼~히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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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의 정면부입니다.
요즘 나오는 디지털 글래스칵핏과는 비교되는 모습이지만, 그래도 이녀석 역시 우리나라 항공 물류에 큰 공헌을 했던 비행기지요.

이런 클래식 항공기로 비행했던 조종사분이나 엔지니어분들을 보면, 존경스럽다는 말밖에 안나옵니다.
(물론 지금 조종사분들도 부럽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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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달라붙어서 찍은 계기들의 모습.
아날로그 계기랄지 스위치...

저 당시에는 그저 오래된 비행기니까 저런 모습이구나... 했는데,
막상 제가 군에서 저런 비행기와 2년 4개월동안 동고동락하는 와중에 정이 들어버렸습니다.
지금보니 무척 정겹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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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사 패널의 전체적인 모습입니다.

이 외에도 대한항공에서 보유하고 있던 항공기들의 플라스틱 모형이랄지, 각종 영상 홍보물, 음성 홍보물들이 존재하고 있었고,
특히나 어린시절 자주 들었던 배경음악의 CF도 나와서 문득 어린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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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을 빠져나와 밖으로 나가니, 어느새 비는 개어있었구요.
이제 이곳에서 1112도로와 연결되는 곳까지 내려가서 산굼부리로 향합니다.

가는 도중 보게된 정석비행장.
하지만 이곳에 들어가는건 아무때나 가능한게 아니고 사전 예약을 한 사람에 한해서라 하네요.

언제 다시 제주도를 가게될지는 모르지만, 다음에는 꼭 들어가보고 싶습니다.
(...라고 해놓고 다녀온지 5년이 다 되가는 시점에서 아직도 제주도를 가보지 못했네요.)

저기 서있는 항공기는 B747-2B5 (HL7463)와, A300B4-2C (HL7219)항공기입니다.
저 항공기 내부에 들어가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내에 여기저기 놓인 물먹는하마가 배터지기 일보 직전이라고 하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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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쉬움을 뒤로한 채 도착한 산굼부리.
이곳은 한라산이 활화산일 때, 주변에 위치하고 있던 일종의 기생화산으로,
그 크기는 깊이 100~146m, 지름 동-서 544m, 남-북 450m, 바깥둘레 2067m, 안둘레 756m로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죠.

물론 분화구까지의 경사는 거의 낭떠러지다 싶을정도로 경사가 가파릅니다.

이곳 산굼부리내 분화구에는, 희귀동식물들이 자생하기 때문에 학술적, 생물학적으로도 매우 유용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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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굼부리에서 바라본 성산방면.
여기저기 오름들이 보이네요. (동네 뒷산같이 올라온 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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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근처 매점에서 국수한사발 말아먹고, 제주시까지 마지막 힘을 쥐어 짜내 달립니다.

결국 2박 3일만에 완주하고, 완주증을 받은 후, 완전 폐인이 되버린 모습으로
여관하나를 잡아 (이번에는 상태가 괜찮았지요.) 짐을 풀어놓고 저녁식사를 하러 갑니다.

...이때부터 우리가 여행다니면서 애용하는 식당은 김밥천국이 되버렸습니다. =_=;
또한... 하이킹 하는 도중 반찬용으로 쓰려고 사놓은 3분 카레, 3분 짜장이 남는 바람에
이것을 여관방 화장실 세면대에 넣고 뜨거운물로 덥혀먹었다는 눈물겨운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제, 하이킹도 끝나고 내일 성산일출봉을 보러갈 수 있겠지~ 라는 기대를 안은 채 눈을 감자마자 바로 곯아 떨어집니다.



-= to be continu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