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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서 Flight Simulator란?

반쪽날개 2006. 11. 25. 03:18
Flight Simulator.
그것은 저에게 있어서 가상으로나마 하늘을 알게 해준 녀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때는 2001년 어느 여름.
우연히 동아리의 아는 분께서 소개해주신 FS2000.
그것과의 인연이 계기가 되었는지, 지금도 하늘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주고 있습니다만...

물론 처음부터 잘되는 경우는 없겠지요.
이미 각종 전투기 시뮬레이션을 접해왔던지라, 이것도 그와 비슷하겠지 라는 생각은 큰 오산이었을려나요?
저의 그런 기대는 보기좋게 빗나가버리고, 결국 처음부터 다시해야했습니다.

비행의 기초
그렇습니다. 저는 가장 기본적인 지식도 없는상태에서 무조건 비행만을 하려고 했었지요.
더군다나 눈에 보이는 것은 대형 여객기 뿐이니, 처음부터 그녀석을 몰 수 있으려니 하고 섣불리 덤벼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습기 그지없지만, 당시는 누구보다 진지하게 잘못된 지식만 가지고 무대포로 비행했었으니까요.

이걸로는 안된다...
결국 지금도 존재하는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동호회에 가입하기에 이릅니다.
당시에도 많은사람들이 활동하고 있었고, 저는 우물안 개구리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름조차 생소한 전문용어들. 그리고 그 전문용어들이 난무하는 대화가 기본적인 곳. 처음에는 용어의 뜻을 외우는 데에 시간을 다 소비해버렸지요. 그러면서 하나하나 배워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계기비행
FS2000은 마우스 요크기능이 지원이 되는 관계로, 마우스로 조종이 가능했습니다. 물론 저는 그당시 조이스틱이 없는 상황이었구요. 그 상태에서 조종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경비행기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잘된것이었을까요? 경비행기는 GPS나 FMC같은 장비가 없기 때문에 (FS상에 GPS는 존재합니다만, 당시에는 어떻게 쓰는지 조차 몰랐다.. 가 맞는 표현이겠군요.) 계기비행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그게 계기비행인줄도 몰랐습니다만... 강좌를 보며 VOR이나 NDB를 잡고.. 코스의 개념을 이해하며 하나하나 마스터 해 나갔지요.

그리고 첫 착륙의 성공
그리고, 이륙에서 순항, 목적지까지 찾아가는 것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남은 과제가 존재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착륙.
목적지까지 아무리 잘 찾아간다 하더라도, 바퀴가 활주로에 닿고 주기장에 도착해 파킹브레이크를 걸기 전까지는 그 비행이 끝난것이 아닙니다. 번번히 실패하는 착륙. 그것은 바로 속도에 있었던것이었습니다. 최대한 느린속도로 접근하는 것이 포인트. 물론 이론만 가지고 바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여러번의 노력 끝에 처음으로 착륙에 성공했습니다.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제트기로의 전환
당시 처음 몰았던 제트기는 리어젯45. 물론 FS2000내에 포함된 디폴트 항공기었습니다.
이제 슬슬 운항일지란에 나도 일지를 올려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리어젯으로의 비행도 어느정도 자신감이 붙은 시점에서, 지금보기에는 무모하기 그지없는 도전을 하게 됩니다. 바로, 런던 게이트윅 공항에서 서울 김포공항까지. 리어젯45에 탑재되는 연료량으로는 터무니없는 거리이긴 하지만, unlimited fuel옵션을 켜고 날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만... 문제는 시간이지요. 배속기능이 지원되는지도 몰랐던지라...
여차저차 해서, 새벽에 출발해 한밤중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형편없는 스크린샷 편집실력으로 하나하나 편집해서 난생 처음 일지라는 것을 만들었지요. 그리고 업로드.
뭐 그때 달린 답글의 갯수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딱 하나 달렸었지요.

이 시점부터 저의 로그북에는 비행시간이 기록되기 시작합니다.






단거리위주의 비행
역시나 대형 여객기는 무리였습니다. 실력도 안되고, 또한 마우스로 대형기를 조종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힘든일이었지요. 그래서 주로 트윈이나, 리어젯류의 항공기를 가지고 단거리 위주의 비행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때는 우리나라에 있는 공항의 이름도 다 몰랐던 터라, 외국 공항의 이름도 거의 아는게 없었지요. 그냥, 알프스 산맥 구경을 가고싶다. 하면 지도에서 찾아서, 가장 가까운 공항을 고른다음 뜨고.. 그러는 수준이었습니다. 때문에 로그북 자체에 기록되지 않은 비행도 많고... 그러면서 점점 비행에 흥미를 잃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단조로운 비행의 연속이어서 그랬던걸까요?






첫 대형기 대한항공 A300-600
저의 첫 아이디는 A300-600KAL이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크지요. 바로 저의 첫 대형기 기종이기도 하면서, 본격적인 장거리비행의 길을 열어준 기종이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저 기종으로 세계일주까지 뛰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폐쇄된 Let's Fly 조규상님의 A300-600이었지요. 이녀석과 함께 다닌 곳이 상당합니다. 가깝게는 나리타, 멀게는 뉴욕까지... 그리고 이녀석과는 세계일주를 마지막으로 이별해야 했습니다. 바로, 세계일주가 끝난 시점에서 FS2002라는 차기버전이 등장했기 때문이지요.
2002에서도 호환이 되는듯 했지만, 몇몇 문제점으로 인해 다른 기종을 선택해야만 했습니다. 지금도 이녀석을 가지고 있는데, 저의 첫번째 대형기임과 동시에, 저와 함께 전 세계 여러곳을 함께다닌 녀석인 만큼, 한번 쓰고 버리는 그런것은 있을 수 없었다. 라는 생각에서 였겠지요.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뭐... 그곳에서도 활동하고, 많은사람들과도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그중, Flsim.org라는 개발클럽의 운영자와 친해지게 되었는데, 그때 그 운영자분이 새로 도장했다면서 보내준, Boeing727-200 KAL. 당시 포토샵 같은 그래픽 툴을 사용할 수 있었던지라, 재도장도 할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2002까지는 256컬러를 썼던걸로 기억합니다. 때문에 야간도장하기도 힘들었구요. 여차저차하는 이유로 도장쪽에는 손을 대지 않고 있었지만, 어떤게 동기가 된지는 모르겠는데 덜컥 재도장계열에 뛰어들게 됩니다. 저의 첫 도장은 Fokker100 KAL입니다. 포토리얼은 생각할 수도 없었고, 단지 색깔의 압축이 편한 리터칭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에 도장이 다소 뿌~연 감이 없지않아 있었지만, 나름대로 첫 데뷔작 치고는 반응이 좋았던걸로 기억합니다.
참, 그때 그 운영자분과는 지금도 알고지내며, 그외 여러사람과의 인연도 지금까지 계속되어지고 있습니다.





두번째 세계일주
이미 A300-600과 함께 했던 세계일주에 자신감이 붙고, 이번에는 남반구를 위주로 도는 세계일주를 계획하게 됩니다. 이번 세계일주를 하는데 사용할 기종은 B777-300 KAL. 나름대로 FS계열 자료사이트에서 구한 패널도 장착하구요. (ND가 두개달린 흔히 신문지 패널이라 불리는 패널은 당시 꽤 인기가 많은 공개용 패널이었지요.) 이번에는, 그동안 궁금했었던, 가보고싶었던 공항을 위주로 편성해보았습니다. 1차 세계일주가 큰공항 위주였던것에 비하면 이번은 성격이 조금 다르지요.





첫 상용기체
디폴트 기체에 익숙해져있을 무렵, 저는 일지에서 자주 등장하는, 공개용과는 조금 다른 패널과 기체를 보게됩니다. 그것은 바로 돈을 주고 별도로 구매하는 상용 애드온. 뭔가 더 복잡하면서도, 기존 계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깔끔함. 왠지 비행에 자신이 붙어가던 시기에 그당시 인기가 좋았던 PSS747-400을 덥석 물어버립니다. 하지만, 디폴트나 공개용 패널과는 너무나도 다른 프로시저 때문에 처음에는 엔진 시동조차 하지 못했고, FMC라는 것을 처음 만져보는 터라, 개념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었지요. 다행히 여기저기서 강좌가 올라오는 덕에 그 강좌를 보며 하나하나 따라하기 시작했고, 결국 나중에는 제가 PSS747-400 강좌까지 쓰기에 이릅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딱 한달걸렸네요. (...그렇게 오래걸리다니...) 결국 이때 747과의 인연때문이었을까요? 지금도 가장 자신있는 기종을 꼽으라 하면 주저없이 Boeing
747-400기종입니다.






KAWA의 탄생
재도장을 할 수 있게 된 시점에서 여러가지 실험성 짙은 도장들을 뽑아내고, 또 도태시키고를 반복하던 찰나, 2002년 초에, 우연히 현재 KAWA도장을 생각해내게 됩니다. 사실 KAWA를 그려낸 장본인이기도 한데, 어떻게 그 디자인을 뽑아냈는지는 생각이 전혀 나질 않습니다.
여하튼, 첫 기체는 ATR-72-212기종. 동호회에서 아는 분이 그린 그림의 사용을 허가받고 동체에 페인팅 한것이지요. 사실 KAWA는 그렇게 시작되었는지 모릅니다. 1기체 1캐릭터. 당시 정형화된 항공기 도장에 KAWA의 출현은 신선한 충격이었을려나요? 일본풍 캐릭터 달고다닌다고 태극마크 떼라는 말도 많이 들었으니까요. 사실, KAWA동체에 붙은 캐릭터들의 대부분은 국내에서 그려진 것이었지만요.





그리고 전설이 된 비행기도...
KAWA가 점점 커지고, 저는 이제 KAWA항공기만 몰게됩니다. KAWA에서 회원들과 함께 릴레이 세계일주도 뛰고, 네트워크 플레이도 하고, 어떻게 보면 가상항공사 성격이 짙어짐을 느껴가고 있을 때인지도 모릅니다. 보유 항공기수도 15대를 넘어가고 있었으니까요. 각 기체마다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새겨지다보니, 당연히 어느 한쪽으로 몰리는 기종도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바로 3호, 10호, 13호, 15호가 그것이지요. 위의 스샷은 15호 마키노 나나미 테마의 항공기입니다. 저는 13호를 애용했던 기억이 나네요. Boeing747-400 렌 테마 지요.





네트워크 플레이
지금은 고정된 넷플서버도 존재하고, 마음만 먹으면 바로 접속해서 비행을 즐길 수 있지만, 당시에는 제가 몰랐을지도 모르지만, 기억으로는 딱 정해진 넷플서버는 거의 없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IP를 입력해 넷플을 즐기기도 했었지요.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지금까지 제가 했던 넷플중, 가장 먼 거리를 비행했던 런던->홍콩 비행이지요. AETI Boeing747-200을 가지고 cawa형이랑 비행했었는데 아직은 클래식747에 대해 배워가는 시점이었던 만큼, 상당히 진땀 빼버린 비행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게다가 도착공항은 쳅랍콕 공항도 아닌, 무려 카이탁이었으니까요. 그때 안셋 boeing747-300 시드니2000 테마 기종으로 자주 날았던 기억이 납니다.





새로운 시뮬레이터와의 만남
2002년 말에 알게된 그것은 바로 X-Plane이라는 시뮬레이터였습니다. 친구의 소개로 알게된.. 그리고 품평회에도 참가한 기억이 나네요. 이미 Fs쪽에 익숙해진 상황에서 X-Plane은 흡사 과거의 비행시뮬레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만... 당시에 국내에 유통하는 유통사측 직원들은 나름대로의 자부심을 가지고 국내 서비스의 꿈을 갖고있었던듯 합니다. 그리고 성황리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v6부터 시작한 국내 지원사이트는 활기가 돌기 시작했구요. 저도 그곳에서 몸담고 일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여러가지로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요. 이미 강력한 3rd Party개발자들을 거느리고 있는 FS와는 처음부터 게임이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뭐 나름대로의 프라이드를 가지고 개발을 하기는 했지만, 확실히, 사람들을 매료시킬만한.. 그런 매력이 별로 없었다..가 제 개인적인 견해랄까요? 물론 저도 저에게 있어 부족한 무언가를 채워주지 못하는 것을 느끼고 결국 등을 돌린 시뮬레이터이긴 합니다만... 그 와중에 FS2004라는 차기버전도 등장합니다.






시너리 제작
재도장에 이어 3Ds MAX를 다룰 수 있게 된 시점에서 바로 제작에 들어갔던 것이 바로 시너리입니다. 저의 첫 시너리는 바로 FS2002의 광주공항. 당시 신상환님의 광주공항 시너리를 보고 나도 한번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바로 제작에 들어갔지요. 아직은 초보단계였던지라 다른 시너리 제작자분들에게서 이런저런 프로그램 사용법에 대한 설명도 듣고, 결국 힘겹게 뽑아낸 광주공항. 물론 소스를 날려먹은 탓에 지금도 정식버전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만, 그것이 발단이 되어, X-Plane용으로는 인천, 김포, 광주, 제주공항을 나름대로 디테일하게 만들어냈고, X-Plane v6 마지막 시점에서는 국내 전 공항을 뽑아내는 결과를 얻어내게 됩니다. 지금 광주공항 시너리를 다시 제작하고는 있지만, 사적인 일로 인해 작업의 속도는 예전만큼 빠른건 아니지만, 그래도 언젠가 발표하게 될 광주공항 시너리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KAWA의 새로운 출발
때는 2005년 말. 군 제대를 한달정도 남겨놓은 상태에서 2기 KAWA를 준비합니다. 수많은 디자인 초안을 뒤로한 채, 결국 채택된 것은, 1기 디자인에 노즈마크만 살짝 변경한 것. 역시 1기 회원분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KAWA의 고유마크는 바꾸지 말자는 의견이 압도적이었거든요. 대신 1기처럼 모든 기체에 캐릭터가 들어간 것이 아닌, 기본 베이스 도장에, 특별기 형식으로 캐릭터를 넣는 것이 1기와는 다른 방식이 되겠네요. 물론 2기는 1기에 비해 많이 활발한 편은 아닙니다만, 아무래도 저부터서도 일지 쓰기의 번거로움 같은거 때문에 혼자 즐기고 끝내는 그런 비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일단 지금 글 쓰는시점에서 그간 비행해오면서 누적된 비행시간은 어느새 690시간 (주간 448시간, 야간 242시간)을 넘어서고 있으며, 어지간한 상용기는 대충이라면 건드릴 수 있게 되었고, 특히 자주모는 기종에 대한 상용기는 운용에 있어 나름대로 자신감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가 되었으려나요? 뭔가 새로운것을 원하는데 그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비록 가상이긴 하지만, 이녀석으로 인해 많은 것을 배웠고, 또 다른 새로운 배울거리에 목말라 하고 있는 시점입니다. 저의 갈증을 해소시켜줄 그 무언가를 찾아내는게 일단은 목표라면 목표가 되겠네요~.


마치며...
어떻게 보면, 멋지면서 강력한 기능의 상용기며, 멋진 그래픽의 지금 시점이 훨씬 풍족할 수도 있겠지만, 가끔 상용기라는 것을 모르던 시절이 그리울때도 있습니다. 뭔가 몰랐던 것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기쁨도 있고, 아직 착륙에 서툴러 자주 잔디밭에 빠지는 경우도 있었지만요.

분명 지금 저에게 있는 자료들이 당시에 비해 훨씬 많지만... 그때와 같은 비행나가기 전의 설레임을 지금은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요? 뭐 저의 푸념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