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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wa B747-400 KA414 (KCFS-243), Guam to Incheon

반쪽날개 2007. 2. 28. 19:26

며칠간의 휴가 이후로 제 스케줄은 예전처럼 장거리 구간으로 복귀되었고,
나나카씨와의 시끌벅적한 비행도 그렇게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내심 인천-나리타 2왕복구간이라도 걸려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지만,
그건 역시 저만의 희망사항이었는지도 모르죠.

그렇게 그제 암스테르담에서 인천으로 돌아오고
오후 내내 OC에서 휴식을 취한 후, 괌에 편성된 KA413편을 운항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괌은, 겨울 휴가가 막바지에 달한 탓인지 이용 승객이 많아
기존 B767에서 B747로 기종 변경이 있었습니다.

원래 저의 주력 기종인 B747이 투입된 만큼, 저도 이번 특별편 운항을 맡게 되었네요.

11시간동안의 비행에 쌓인 피로가 오후동안의 휴식으로 완전히 풀렸을 리는 없지만
그래도 이번 왕복 비행을 마치면 2박 3일간 근무off인지라, 힘내야지요.

Standby room에서 비행준비를 하고...
스케줄을 체크하러 스케줄룸으로 들어갑니다.




어서오세요~. eNoz 기장님.

스케줄 룸으로 들어가자마자 반기는 사람은, 같은 팀원들도 아닌, 나나카씨.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커피향을 음미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간은 오후 7시.
예정대로라면 나나카씨는 후쿠오카 비행을 마치고 근무 오프를 했을 시간.
하지만 이런 늦은 시간까지 왠일일까요?





저기...

평소의 나나카씨 답지 않은 수줍은(?) 목소리입니다.
얼굴까지 빨개져서...
왠지 주변 시선이 느껴지긴 합니다만.

기장님 내일 아침에 인천 들어오시죠?
바쁘신 듯 하지만, 그래도 부탁하나만 해도 될까요?


다른사람도 아닌 나나카씨의 부탁입니다.
거절할 이유가 없겠지요.

다행이다~. 사실 내일 오후 7시에 이곳에서 저희 밴드 공연이 있답니다.
아직은 미흡한 실력이지만... 그래도 기장님이 와주신다면, 힘내서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하...
그러고보니, 나나카씨는 사내에서 『나나카 밴드』라는 그룹을 결성
나름대로 사내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었지요?
전에도 OC지하 다목적실에서 나나카 밴드원들이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납니다.





본 운항편의 복편인 KA414편의 도착은 다음날 오전 6시 55분.
공연시간인 7시까지는 충분히 도착할 수 있습니다.

자아 여기 입장권이에요.
그럼 기다리고 있을게요!
참 기장님 커피 여기있어요. 이쯤되면 오실거라 생각해서
미리 타놓았는데 식지 않았나 모르겠어요.


마치 먹기 좋을정도로 미지근하게 식어있습니다.
한모금 마시자 달콤하면서도 약간은 쓴 맛이 입안에 감돕니다.

그럼 저는 내일 조조 비행 때문에 먼저 퇴근할게요.
조심히 다녀오세요~♡


그렇게 나나카씨는 커피향만을 남겨놓은 채,
스케줄룸 밖으로 나가고, 저도 다시한번 스케줄과 기상등을 체크한 후,
항공기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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