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일상 이야기

강원소방헬기 추락지점에 마련된 임시 분향소에 다녀왔습니다

반쪽날개 2014. 7. 18. 20:30

 

지난 2014년 7월 17일,

세월호 수색지원 임무를 마치고 광주공항에서 재보급 후 강원도 기지로 복귀하던

강원도 소방본부 제1항공대 소속 유로콥터 AS 365 (HL9461) 헬기가 광주 광산구 수완지구에 추락,

이 사고로 헬기에 탑승중이었던 소방대원 다섯분이 순직하시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사고 발생 하루 뒤인 7월 18일,

강원도 춘천에 본 분향소가, 광주 수완지구 내 헬기 추락지점에 임시 분향소가 마련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조문을 위해 분향소를 찾아 고인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추락헬기가 소속해있는 지자체인 강원도는 물론, 광주시에서도 화환을 보내왔고,

시의회 및 타 지자체에서도 화환을 보내오는 등, 임시분향소와 사고지점 주변에 화환들이 길게 늘어서있습니다.

 

 

 

 

 

추락지점 남쪽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조문을 위해 찾은 조문객들이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 중이었습니다.

분향소 뒤쪽으로 사고현장이 살짝 보입니다.

 

 

 

 

 

헬기 추락지점이 인도인데다 임시분향소 설치로 인도가 폐쇄되었고, 때문에 도로 한 차로를 인도로 대신 사용 중이었습니다.

 

길을 막아놓은 채로 밤새도록 헬기 잔해를 치운 후 다음날 오전부로 통행금지를 해제함과 동시에 헬기 추락현장을 공개하였습니다.

피해범위가 광범위한 탓에, 지면 충돌지점만 사람들의 출입을 막아놓은 상태였구요.

 

사고 전까지만 해도 여름 분위기가 한창이던 왼쪽의 언덕 및 가로수들은, 추락 직후 발생한 폭발 및 화재로 검게 그을렸습니다.

충격으로 인해 보도블럭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구요.

 

 

 

 

 

#.1

 

 

 

 

 

#.2

 

 

 

 

 

#.3

 

헬기 추락지점입니다.

깊게 파인 구덩이며 여기저기 그을린 흔적들이 추락 당시의 상황을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헬기가 추락한 날 많은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사고현장 주변에 탄냄새가 진동하더라구요.

 

헬기는 도로와 인도 경계지점에 충돌한 듯 싶었고, 충돌지점 바로 옆에 있던 가로등은 엿가락 휘듯 휘어버렸습니다.

추락 직후 충격 및 폭발로 보도블럭이며 자전거도로, 도로의 아스팔트 덩어리들이 여기저기 튀어있었구요.

 

헬기가 추락하는 동안에도 인명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으신 덕에, 불행중 다행으로 대형사고로는 번지지 않았지만,

만약 고도에 여유가 있고 강하 속도를 늦춰 500m만 더 북쪽으로 이동해 논에 불시착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소방대원 다섯분 모두 생존 가능성이 더 높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도 듭니다.

 

헬기가 비행중에 엔진이 정지한다 해도 관성에 의해 메인 로터 (동체 위에 달린 프로펠러)가 계속 돌기 때문에, 이번 사고 처럼 수직으로 급강하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 비행기의 주날개 역할을 하는 메인 로터가 더 많은 양력을 발생할 수 있게끔 강하를 통해 속도를 증가시켜 메인 로터 회전속도를 높이고,

속도가 증가함과 동시에 충분한 양력을 얻게 되면 기수를 들고 오토 로테이션을 시도하여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는데,

이번 경우에는 오토 로테이션을 시도할 경우 아파트나 학교에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 일부러 자세를 회복하지 않고 그대로 도로에 추락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추락지점 바로 옆에 위치한 버스정류장입니다.

 

다행히 종점방면 정류장이라, 정류장에서 대기중인 승객이 거의 없는 한산한 정류장인 덕에 큰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만,

이곳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학생 한명이 파편에 맞아 화상을 입기도 하였습니다.

 

헬기 추락 직전, 마을버스 한대가 정류장을 출발하였는데, 조금만 늦게 출발했더라면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 했습니다.

 

 

 

 

 

분향소 옆, 아파트와 성덕중학교 사이 보행자 전용 도로에는, 순직하신 분들을 추모하기 위한 노란 리본 달기가 한창이었는데,

간간히 비를 뿌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셨더라구요.

 

 

 

 

 

인근 소방서 직원분들 및 의용소방대원분들께서 노란 리본을 다는데 도움을 주고 계셨습니다.

 

주변에 초/중/고등학교가 밀집해있는 탓에 리본을 다는 사람들 대부분은 학생들이었습니다.

 

 

 

 

 

한쪽에서는 리본을 달고 한쪽에서는 그 모습을 취재하는 등, 임시분향소쪽과는 살짝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으신 조종사분들께 감사인사를 올린 리본들이 참 많던데,

추락하는 그 순간까지도 본인의 안전을 포기한 채 민간인 피해가 가장 적은 안전한 곳으로 헬기를 유도하다 산화하신 소방대원분들이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근무하시면서도 언제나 자신보다 남을 위해 봉사하시는 소방대원분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지더랍니다.

 

 

언제나 생사를 넘나드는 위험한 현장 속으로 누구보다 먼저 뛰어들어 많은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분들이 계시기에,

지금 이 순간도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거라 생각합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실종자 수색을 위해 현장에 뛰어드셨다가 많은 분들이 순직하셨고,

이번 사고 역시 세월호 사고와 무관한 일이 아닌 만큼, 더 이상의 희생을 막는 방향으로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선에서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소방공무원 분들의 처우도 개선되었으면 좋겠구요.

 

 

좋은 일 하시다 안타깝게 순직하신 소방대원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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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임시분향소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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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덕중학교 사거리에서 부영아파트 2단지 방면 (고실마을 버스정류장 바로 옆)

(시내버스 : 일곡10, 수완11, 수완49, 송암72, 마을버스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