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이야기/기 차 사 진

어둠속에서 살며시 고개를 내민 극락강역

반쪽날개 2008. 10. 20. 21:44
어제와 달리 오늘은 햇살가득한 하루.
맨날 지하철만 타다가, 오늘은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갑니다.
오늘 다녀온 동네는 지하철보단 버스가 편한 동네였달까요?



서창입구를 지나 장암리로 넘어가는 다리를 지나가려는 찰나...
마침 목포(14:55)발 순천(18:25)행 무궁화호 제 1972열차가 송정리역을 출발하여 서광주역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저곳은 오르막 선로인지라, 기관차가 언덕을 올라가기 위해 출력을 올렸는지, 엔진소리도 크고, 검은연기도 많이나오네요.

철교는 극락강 위를 지나, 지금 버스가 달리고 있는 장암리 다리 위쪽을 통과하여, 제 2순환도를 따라 서광주역까지 뻗어있습니다.





집에 들어가서 이른 저녁을 먹고, 저녁하늘도 멋지고 해서 무작정 밖으로 나옵니다.
어차피 시간은 오후 5시를 넘긴 시간인지라, 선로 주변으로는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지요.

마침, 이 시간대에 극락강역에 정차하는 열차들이 연이어 들어오는고로, 극락강역으로 향합니다.
저희집에서 그곳까지는 도보로 약 30분정도가 걸립니다. 버스도 다니지 않는, 논 한가운데니까요.
때마침 자전거도 고장나있었던지라 뭐 소화도 시키고 운동도 할겸 느긋하니 걸어갑니다.

이미 절반 이상이 수확을 마친 논 너머로 저희 아파트단지의 실루엣이 보입니다.





행신으로 향하는 광주(17:40)발 행신(21:02)행 KTX 제 514열차가, 앞서 출발한 무궁화호 제 1464열차를 쫒아갑니다.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뭐 극락강역 인근이라면 언제나 찾아오는 이곳.
인적도 드물어 조용하기도 하고, 지대가 높아 극락강역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보니까요.

마침 도착하고 나니, 제 뒤로 시원하게 뻗은 제 2순환도로 (첨단/산월IC방면)에 가로등이 켜집니다.





KTX 제 514열차가 지나가던 시점에서 해는 이미 산 아래로 저문 후였고,
때문에 그 이후부터 주변은 빠른속도로 어두워지고 있었지요.

잠시 후, 극락강역에 정차할 용산 (14:05)발 광주(18:31)행 무궁화호 제 1425열차가 진입하고 있는지,
어둡던 역 플랫폼에 조명이 비춰집니다.





그리고 곧이어 모습을 드러낸 무궁화호 제 1425열차.
내리는 사람이 얼마 되지 않는지, 채 1분도 정차하지 않고 바로 종착역인 광주역을 향해 출발합니다.

주변에 엷은 안개가 끼인 탓에, 기관차의 헤드라이트 불빛이 전방을 향해 쭉 뻗어있는 모습이 눈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호남선 열차에 카페객차가 편성되어 운행하는지라 평소의 6량객차가 아닌 7량객차인 것도 눈에 띄구요.





극락강역에는 정차하지 않는 KTX.
단지 극락강역을 통과할 뿐이지만, KTX가 통과하기 전에 플랫폼을 환하게 밝혀놓습니다.
용산역을 16시 10분에 출발하여 광주역에 19시 6분 도착하는 KTX 제 511열차.

극락강역을 무정차 통과지라 KTX의 헤드라이트 불빛만이 이곳에 열차가 지나갔음을 알려줍니다.

KTX가 들어오기 전, 시맨트 사일로로 화물차들이 연이어 들어가더니,
사일로 아래쪽에서 시맨트 적재작업을 하고있는지 적재장에 조명이 들어와있습니다.





잠시 후, 대전(16:20)발 광주(19:16)행 무궁화호 제 1463열차가 극락강역에 정차할 예정입니다.
그 열차에 탑승할 승객이 있는걸까요? 아니면 역무원분들일까요?

플랫폼에 불이 켜지자 두명이 플랫폼으로 걸어나옵니다.





열차 진입 안내방송이 나오고, 모습을 드러내는 무궁화호 제 1463열차. 오늘도 유선형 무궁화호 객차편성이네요.
전기기관차 특유의 3개의 헤드라이트 불빛이 인상적입니다.

짧은 시간 정차 후, 바로 출발하려는지 라이트를 끄지 않고 그대로 켜놓습니다.





그리고 금일 광주역방면 열차중 극락강역에 정차하는 마지막 여객열차인 무궁화호 제 1984열차가 도착하였습니다.
목포역을 18시 15분 출발하여 목적지인 광주역에는 19시 41분 도착하는 열차죠.

커다란 시맨트 사일로와 여객열차. 썩 어울리는 모습은 아니지요.
이 모습만 보면, 열차는 승객 승하차의 이유가 아닌, 단지 신호대기를 위해 멈춰서있는 것으로 착각할듯 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극락강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하차합니다.
조금 전 이곳에 정차했던 1425열차나 1463열차와는 달리 한참을 멈춰있는 모습이었구요.

송정리역과 극락강역에서 대부분의 승객이 내린 탓에 객실은 한산하기 그지 없습니다.





열차가 광주역으로 떠나고, 저도 이제 돌아갑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조금 전까지 제가 사진을 찍고있었던 언덕쪽을 바라보았습니다.

순환도로 바로 옆에 있는 이곳은 순환도로 가로등때문에 그나마 밝기는 하지만,
운남동 구도로까지 이어진 이 농로는 가로등이 전혀 없는지라, 조금 으슥하긴 해도 이곳에 계속 있을수는 없기에 발걸음을 옮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