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일상 이야기

누리항공 B737NG 시뮬레이터 탑승기

반쪽날개 2013. 8. 6. 09:00

지난 8월 3일, 주말을 맞이하여 가볍게(?) 인천공항 출사를 나감과 동시에, 누리항공의 최교수님도 찾아뵈어 인사드리고 왔습니다.

(인천공항 출사 사진 보러가기)

 

교수님께 연락드려보니 지금 휴가기간이라고 하시길래, 운서동에서 잠깐 만나뵙고 가볍게 커피 한잔 한 후 내려오려 했으나,

B737 시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는 곳으로 이동한 덕에, 그간 사진으로만 보던 B737 시뮬레이터를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건물 안에는, 지난 겨울 시화공단에서 보았던, 누리항공 B747 시뮬레이터도 함께 놓여있었는데,

겨울 때와 달리, 지금은 외관작업이 마무리 되었는지 한결 말끔해진 모습이었습니다.

(내부 계기는 작업 때문에 제거된 상태였지만요ㅜㅜ)

 

 

 

 

 

시뮬레이터 센터(?)에 도착한 후, 교수님께서 챙겨주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마침 오늘 B737 시뮬레이터 업그레이드 작업이 끝나고 테스트 비행 일정이 있으시다길래,

시뮬레이터를 시동하는 모습도 구경하고, 계기에 불이 들어온 조종실 사진도 찍어보았습니다~.

 

휴가 기간이신데 쉬지도 못하시고 테스트비행을 하셔야 하는지라, 괜시리 저희 때문에 비행 시작시간이 지체되는거 아닌가 싶어,

그간 보고싶었던 B737 시뮬 구경도 했겠다, 비행 준비가 진행되는 동안 교수님과 좀 더 이야기를 나눈 후 내려가려고 하였으나,

여기까지 왔으니 한번 타봐야하지 않겠느냐는 교수님의 말씀에... 무의식적으로(!?) 조종석에 앉아 비행기 이륙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_=;;;

 

 

 

 

<아래 사진들은 하늘가까이님께서 찍어주신 사진들입니다>

 

 

B737이야 PMDG B737을 통해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져서 크~게 문제 없겠지~ 하며 부기장석에 착석,

평소에 순전 날림(!)으로 비행한게 어느새 습관이 되어(...), 준비절차 무시하고 바로 스로틀 밀고 뜨려다가 이륙 저지(!) 당하고,

오버헤드 패널 등을 점검하는 등, 얌전히(!) 이륙 전 체크리스트를 수행합니다..ㅜㅜ

 

위치는 대충 어디있는지 알겠는데, 이게 플심상에서 모니터로 보는 것과 실제 조종석에서 눈으로 보는 것에 따른 거리, 위치 감각(!)이 완전히 달라서,

오버헤드 패널 뒤쪽이나, 글레어 실드 아래쪽에 있는 스위치, 노브들은 시야에 잘 들어오지 않더랍니다.

 

점검하는 척 하면서(!) 이것저것 만져보는데, 역시 계기 조작은 손맛이 생명입니다..ㅜㅜ

홈칵핏용 기성품 장비와는 뭔가 다른게, 이게 시뮬레이터구나+_+ 라는 느낌이 확 들더라구요.

 

 

 

 

 

조종은 제가 하고, 교수님께서 비행을 보조해주셨습니다~.

이제부터 본격 초보운전 교육(!)이 시작되었고 비행구간은 홍콩 카이탁에서 홍콩 첵랍콕 공항입니다+_+

가까운 거리지만, 일단 FMC에 비행 경로도 입력해주고, 이륙 속도들도 넣어줍니다.

(버튼 누르는 느낌이 좋아서 쓸데없이(?) 이것저것 눌러보고 있었습니다..ㅜㅜ)

 

그...근데 초반부터 너무 하드코어(!)하게 교육시켜주시는걸요+_+

 

일단 이륙 후, 상승하는 도중 1번 엔진이 Fail 됩니다~.

습관적으로(!) 엔진 파이어 스위치를 땡기려 하다가 다시 한 번 저지(!) 당하구요+_+

...역시 시뮬레이터를 타면 체크리스트 대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ㅜㅜ

(...집에서 비행할 때야 뭐 체크리스트고 뭐고 다 무시하고 무조건 땡기고 보지만요=_=;;; )

 

엔진 Fail 체크리스트를 마치자, 이번에는 갑자기 북쪽에서 30노트 속도의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합니다+_+

 

엔진이 하나밖에 없는 상태에서 측풍이 강하게 불어와 수동비행으로는 자세유지가 힘들어, 일단 오토파일럿을 이용해 대강 자세를 유지합니다.

 

 

 

 

 

속도조절에 실패하는 바람에 이미 한차례 복행한 상태.

공항 주변을 돌면서 다시 활주로에 접근합니다.

 

교수님께서, 이 포인트로 이동해 다시 파이널로 들어가자며 선회포인트를 알려주십니다~.

 

 

 

 

 

선회 지점에서 한바퀴 빙~ 돌구요~.

...조종간이 생각보다 뻑뻑해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정교한 조작이 힘들겠더랍니다..ㅜㅜ;

덕분에 여객기로 45도 스팁턴을 도는 등 (...45도 보다 더 꺾은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요=_=;; ), 전투기동을 하며 파이널 구간에 진입합니다+_+

 

...그리고 1번 엔진이 꺼진 상태에, 바람은 진행방향 오른쪽에서 불어오는지라, 러더로 자세를 잡는데도 비행기가 왼쪽으로 계속 밀리구요ㅜㅜ

순간 마카오로 회항해야하나~ 싶더라구요=_=;

 

 

 

 

 

기우뚱 거리며 내려갑니다~.

 

최종 접근 플랩은 30도 입니다~.

FMC에서 플랩 각도와 접근속도를 설정해주구요.

 

 

 

 

 

크래빙 각도가 예술(!)입니다+_+

...물론 왼쪽으로 확 밀린 탓에, 활주로 정렬이 쉽지도 않고... 온 하늘을 헤집고 다니는 도중,

결국 교수님께서 도와주신 덕에 간신히 활주로에 정렬할 수 있었고, RA 50ft 지점에서 플레어함과 동시에, 시정이 0마일...로 떨어지는 이벤트(!)가 발생,

어찌어찌 활주로 외곽등을 다 밟으며(!) 활주로 외곽에 비행기를 착륙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초 뒤에 바람에 밀려...다시 잡초밭으로 빠졌습니다..ㅜㅜ)

 

 

비행하면서 느낀게, 조종간이 상당히 뻑뻑하던데, B747도 그런걸로 봐서 이 뻑뻑한 느낌이 실제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물론 실제 비행기는 여기에 유압 등이 더 걸릴테니 더 무거울 듯 싶기도 하구요.

비행은 고사하고 일단 조종간 감 먼저 익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대로 실 기체를 몰았다가는 비행기 몇대 부셔먹는건 시간문제(!) 일지도 모릅니다=_=;;;

(라기보다 이승에서 강제 로그아웃 당할지두요=_=)

 

특히 모니터로 보는 것과 다르게, 실제 조종실은 시야각에 제한이 있다보니 위치에 완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이상,

스위치가 어디있는지 기억은 나는데, 막상 눈으로 찾으려 하면 한참 헤매게 될 듯 싶더랍니다ㅜㅜ

 

덕분에 이번 시뮬 탑승을 통해, 저의 날림 비행실력이 제대로 들통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_<

전에 실기 탔을때도 그랬지만, 이번 시뮬을 타보니... 역시 플심 좀 한다고 까불면 안되는거였습니다~.

 

 

아무쪼록, 휴가기간에 시뮬레이터 점검비행이 있으신데도 이렇게 귀중한 경험을 할 기회를 주시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에 좋은 말씀까지 해주신, 누리항공 최교수님께 감사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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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1

...시뮬레이터를 타보니... 똑같이 하나 만들어서 집 앞에 가져다놓고 싶어지더랍니다...ㅜㅜ

 

p.s 2

실기는 시뮬레이터와 달리 요크가 무겁지 않다고 합니다.

오히려 유압이 들어가 상당히 가볍고, 가벼운 만큼 세밀한 조작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고속에서는 Artificial Feeling Device (인공 감각 장치)에 의해 텐션(?)이 적당히 무거워진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