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날 주말 오후, 동네를 거닐며

 

온종일 잿빛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것 처럼 후덥지근한 주말이었습니다.

 

요 며칠 계속 공항에 나가 비행기 사진을 찍은 탓에 한동안 카메라는 쳐다도 안보고 있다가,

운동삼아 동네 한바퀴 돌러 나가는 김에 겸사겸사 카메라를 들고 동네 스냅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스냅사진 찍는다면서, 습관적으로 망원렌즈...를 들고 나가버렸네요=_=;; )

 

 

 

 

 

강변 산책로를 따라 공항쪽으로 쭉 내려가다보니 광주행 ITX 새마을이 지나갈 시간이길래, 적당한 곳에 자리 잡고 기차를 기다립니다.

이동네 출사 포인트가 다들 거기서 거기인지라 신선한(?) 맛은 없지만, 운남철교 옆 포인트에서 ITX 새마을을 찍어본 적은 없었던지라 이곳에서 한장 찍어보았습니다.

 

이녀석은, 용산(13:40)발 광주(17:41)행 ITX 새마을 1113열차로, 19호기로 운행 중이었습니다.

(ITX 새마을... 볼 때마다 느끼는건데, 못생겼습니다=_=)

 

철교 위로 기차가 지나가자, 강변 산책로를 지나가던 아주머니 한분이 기차를 물끄러미 바라보시네요.

 

 

 

 

 

철교 아래에는 기차가 지나가든 말든 신경도 안쓰는 왜가리도 있었구요.

 

이녀석... 덩치도 크고 꽤 가까이 있었는데도 300mm 렌즈로는 많이 부족하더라구요.

조류사진 찍는 분들이 어째서 500mm 이상 되는 렌즈를 들고다니는지 알 것 같더랍니다.

(뭐, 조류 뿐만 아니라 인천공항에서 B737급 비행기를 잡을 때도, 역시 그정도 배율의 렌즈는 있어야 하지만요.)

 

 

 

 

 

왜가리와 놀다보니(!) 스케줄에 없던 기차 한대가 지나갑니다.

디젤기관차 한대가 새마을호 객차 일곱량을 끌고가던데, 행선판에 단체 관광열차라 적힌걸로 봐서 광주 인근 동네에서 열리는 축제 때문에 내려온게 아닌가 싶더랍니다.

(지금 함평에서 나비축제도 하고 있구요.)

 

지금은 장항선 등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다들 ITX 새마을로 교체된 탓에 새마을호 객차를 보기 힘들어졌는데,

오랜만에 본 새마을호 객차는... 여기저기 도색이 벗겨져있는 등 상태가 영 좋지 않네요.

 

내구연한이 임박해 시한부 판정을 받은 상황이라지만, 이렇게까지 방치하는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차피 폐차할 객차에 더 이상 돈을 들이지 않는게 어찌보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지만,

임시열차로 굴리는 것들만이라도 상태가 괜찮은 것들로 편성했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운남대교를 넘어 목련교차로에 들어서기 전, 길가에 심어놓은 이팝나무도 구경하구요.

 

 

 

 

 

초록색 이파리와 하얀색 꽃의 조화가 이색적인 녀석이지요.

마치 나무 위에 눈이 쌓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녀석입니다.

 

그러고보면, 예전 송정리역 앞 광장에도 이팝나무가 여러그루 심어져있었고,

매년 이맘 때가 되면 집에 갈 때 마다 오렌지색 가로등 불빛에 물든 이팝나무꽃을 보곤 했는데,

신역사가 개장한 이후로는 소나무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바람에 송정리역 앞 이팝나무를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무진로에서 시작해 양산동까지 이어진 임방울대로, 그 중 운남지구 입구쪽에 위치한 목련교차로 입니다.

 

예전에는 운남대교와 수완지구가 없는 상태에서 어울리지도 않는 넓은 도로 하나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었던 탓에 차량 통행량도 적었고,

때문에 왕복 12차선 도로를 무단횡단(!)하는 스릴(!?)을 맛보곤 했는데, 지금은 차가 엄청 많아져서 무단횡단은 꿈도 못꿉니다.

(그때야 운남 6~10단지가 만들어지기 전이라 이런 짓(!)이 가능했던거고... 원래 무단횡단은 하는거 아니에요...ㅜㅜ)

 

 

 

 

 

광산구 노인 복지회관 주차장 외벽에 설치된 세월호 관련 쪽지들입니다.

노란색 바람개비와 더불어 이런 쪽지들이 걸려있는데,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무엇 하나 속시원하게 해결된 것이 없다보니, 이런걸 볼 때 마다 안타깝기 그지 없네요.

 

 

 

 

 

마지막 사진은, 동네 풍경은 아니고 활동(이라 쓰고 잠수...라 읽습니ㄷ..) 중인 동호회에서 제작한 스티커들입니다.

일전에 달력사진 공모에 당선돼 스티커 몇 장을 받았고, 최근 지인분으로 부터 몇장을 추가로 얻다보니 이만큼 쌓였습니다.

 

카메라 후드에 붙여놓을까~도 했는데, 망원렌즈 후드 코팅이 좀 희한하게 되어있어 (민무늬 무광코팅=_=), 그냥 이 상태로 보관 중입니다.

 

 

* * *

 

 

일요일 내내 내리던 비도 저녁 무렵에 그치고, 이제 오늘부터는 또다시 초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릴텐데,

아직 조석으로는 제법 쌀쌀해 큰 일교차에 감기걸리기 쉽습니다.

 

일교차 큰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이만 글을 마칠까 합니다.

부족한 글/사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 8
  1. Favicon of https://thebluesky.info Trippe_Park 2015.05.04 01:3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ITX 헤드라이트가 저렇게 생겼었구나~
    만날 옆모습만 보니 앞모습을 모니 엄청 날렵하게 생겼네~
    옛날 새마을이 좌석도 넓고 좋긴 했지만, 옛것이 떠나야 또 새로운것들이 오니까...

    예전에 열차타고가다 저렇게 생긴 새를 다 백로라고 생각했는데,
    (왜가리도 백로에 포함되지만) 자세히 보니 왜가리는 몸 전체가 白이 아니였구나! ㅋㅋ

    • Favicon of https://hosii.info 반쪽날개 2015.05.04 01:59 신고 address edit & del

      요즘은 날카로운 모양의 헤드라이트가 대세인듯 싶더라.
      자동차도 그렇고, 기차도 그렇고~.

      예전에 대전 왔다갔다 하면서 가끔 새마을 탈 때면, 요금이랑 시간은 KTX랑 별 차이도 안나면서 더 편해서 새마을호 시간만 봤었는데,
      요새는 장항선 등 일부 구간이 아닌 이상 탈 수가 없게 되븟지..ㅜㅜ;
      (그전에 기차 탈 일 자체가 별로 없어졌지만=_=;; )

      예전에는 오랜 시간동안 이동해야하는 불편함을 편안한 좌석으로 커버했지만,
      요즘은 최소한(?)의 서비스로 최대한 빠르게 이동하는걸 선호하다보니 지금의 ITX 새마을 같은게 나오지 않았나 싶다.

      나도 왜가리, 백로, 두루미 이런것들 구별이 안됐는데, 알고보니 다들 황새목 새들이라더라=_=
      그래서인지 생긴게 다들 비슷하더라고.
      그래도 다들 깃털 색깔이 달라서 구별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어보이더라~.

  2. duke 2015.05.04 16:59 address edit & del reply

    사진을 보니 구형 새마을호가 차체가 정말 예뿐 반면, 신형 새마을은 못 생겼다는 느낌이 정말 강합니다.
    신형 새마을은 차체 디자인 하신 분이 뱀을 좋아하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25년간 현역 활동을 했다고 무조건 퇴역시키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닌데 ...
    저는 새에 대해서는 참새와 제비 정도만 구별하지 나머지는 거의 알지를 못합니다. 새 뿐 아니라 식물 조차도 그러는데,
    새나 식물들을 보고 이름을 말하는 분들을 보면 정말 박식해 보이면서 반대로는 제가 무식한 게 드러날까 봐 확 쪼그라드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세월호에 관해서는 평범했던 실을 누군가가 자꾸 묶어서 자르지 않는 한, 풀기가 불가능한 매듭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
    그래서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 Favicon of https://hosii.info 반쪽날개 2015.05.04 20:31 신고 address edit & del

      구형 새마을호 객차가 유선형의 메탈릭 외벽이라 유행도 덜타고 멋졌지요.
      그에반해 신형 새마을은 마치 뱀 머리를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드는게, 볼 때 마다 못생겼습니다=_=
      안전 등을 이유로 내구연한을 지정해놓고 이를 준수하는건 좋지만,
      가끔은 이런 디자인의 객차나 기차를 현재 운용중인 열차와 부속 호환이 가능하게 개조한 상태에서 한정적으로 생산해 운용하면
      그것도 나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저도 새에 대해서는 거의 모릅니다...ㅜㅜ;
      날개달린건 비행기 정도만 구분하는 정도니까요.
      왜가리나 백로 같은 녀석들은 주변에 흔히 보이는 녀석들이다보니 이름을 알지만,
      조그마한 산새들이나 주변에서 보기 힘든 녀석들은 당췌 이름을 모르겠더라구요.
      (식물들도 그렇구요...ㅜㅜ)

      세월호는, 무엇하나 속시원하게 해결된게 없는 상태에서 갈등의 골만 깊어지다보니,
      유족, 당사자, 국민들 모두가 점점 지쳐가는 것 같습니다.
      그때문에 더 가슴 아프기도 하구요...

  3. Favicon of https://marianas.tistory.com Marianas 2015.05.04 18: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스냅사진 또한 일품이네요..
    스티커 하나만 주세요..^^

    • Favicon of https://hosii.info 반쪽날개 2015.05.04 20:33 신고 address edit & del

      과찬이십니다...ㅜㅜ;;
      나중에 뵙게되면 스티커 한세트 드리겠습니다~.
      아니면 우편으로라도 보내드린다거나요+_+

  4. Favicon of https://titime.tistory.com Hawaiian 2015.05.07 00: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래도 새마을 객차가 스테인레스 바디라서 경인선 전동열차보단 상태가 괜찮네요.
    여긴 25 년 넘은 객차들도 종종 있어서 도색 벗겨진 건 기본 옵션이요, 녹이 보이는 차량도 있거든요. -ㅅ-;;;
    좋은 차는 죄다 경부/장항선에만 때려박고 경인선은 (옛)내구연한을 넘었거나 임박한 차들만 채워서 굴리니...
    아무리 내구연한이 폐지됐다지만 안전 문제도 있고 경인선도 새차 좀 뽑았음 싶네요.

    • Favicon of https://hosii.info 반쪽날개 2015.05.07 01:43 신고 address edit & del

      명색이 한 때 국내 최고등급 열차였으니, 대충 만들지 않았다는 증거일지두요.
      (...라기보다 스댕에 녹슬면 그거 지구 멸망의 징조입니...(!?))

      경인선은, 아무래도 경부선에 비해 열차 통행량이 적은데다, 급행과 일반 선로가 나눠져있고 일반등급 여객열차가 거의 안들어가니,
      하나쯤 퍼져도 경부선 만큼 헬게이트가 열리는건 아닌지라 일부러 저러는걸지도 모릅니다.
      경부선 전동차... 특히 급행 타면 전동기 소리가 요란한게, 상태가 나쁘면 바로 퍼질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구요.

      제때제때 새 차를 뽑아서 교체해주면 좋겠지만, 편성 수가 워낙에 많다보니 그것도 쉽지는 않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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